힘이 8, 힘을 안으로 거둬들이는 것이라면 은둔자는 9, 자기 자신을 통째로 물러나게 하는 것이에요. 그는 산꼭대기에 서서 회색 망토를 입고, 안에 육각별이 든 등불을 들고, 지팡이를 짚고 있어요. 마이너 아르카나에서 9는 완성 직전의 가장 지친 단계지만, 메이저 아르카나에서는 여정 전반부의 정리예요. 이만큼 많은 카드를 지나왔으니, 멈춰서 자신이 대체 무엇을 배웠는지 볼 때예요.
이런 순간에 알아볼 수 있어요. 혼자 있고 싶은 시기, 북적임에 관심이 없을 때, 한 가지 일을 빨리 해결하기보다 끝까지 생각해 보고 싶을 때, 그리고 당신이 찾고 있는 게 답이 아니라 의미라는 걸 깨달을 때예요. 이 카드는 안에서의 찾기를 말하고, 그 찾기에는 한동안 사람들 곁을 떠나 있는 시간이 필요해요.
잘 풀릴 때 은둔자는 가장 맑게 깨어 있는 상태예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왜 여기 있는지, 다음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아요. 막힐 때 그의 문제는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에요. 물러남이 단절이 되고, 생각이 회피가 되고, 산꼭대기에 오래 앉아 있다가 등불이 길을 비추라고 있는 거라는 걸 잊어버려요. 그가 산꼭대기에 서 있는 건 끝이 아니에요. 등불은 산 아래로 가지고 내려가라고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