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린 사람이 12, 공중에 멈춘 것이라면 죽음은 13, 멈춘 뒤 정말로 놓아주는 것이에요. 카드 속에는 해골 기사가 깃발을 들고 있고, 땅에는 왕의 시신이 있고, 주교는 사정하고 있고, 아이는 꽃을 보고 있고, 먼 강에는 배가 떠 있고, 해는 두 탑 사이로 떠오르고 있어요. 이 구도는 아주 분명하게 말해요. 끝은 신분을 가리지 않고(왕도 쓰러지고), 사정해도 소용없고(주교도 예외가 아니고), 지평선에는 새로운 하루가 있어요. 13은 전통적으로 불길한 수인데, 타로는 이를 여정의 한가운데에서 조금 뒤에 놓았어요. 진짜 끝이 없으면 그 뒤의 여덟 장도 없기 때문이에요.
이런 순간에 알아볼 수 있어요. 한 관계, 한 일, 한 자기 이미지가 끝에 다다랐을 때예요. 당신은 알고 있고, 아직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에요. 이 카드는 변환을 말하고, 변환의 첫걸음은 옛것이 정말로 죽는 거예요. 이름만 바꿔서 계속 가는 게 아니에요.
잘 풀릴 때 죽음은 가장 깔끔한 끝이에요. 떠나야 할 것은 떠나고, 공간이 생기고, 당신은 전보다 가벼워요. 막힐 때 이 카드의 문제는 죽기를 거부하는 것이에요. 끝나야 할 것을 인위적으로 버티게 하거나, 반대로 모든 끝을 파멸로 여기는 거예요. 깃발에는 꽃이 있어요. 이 카드는 한 번도 종착점이었던 적이 없어요. 밭을 가는 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