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투는 라후와 같은 축의 양 끝이에요. 달의 궤도가 남쪽으로 황도를 통과하는 그 점이에요. 신화에서 케투는 목이 잘린 아수라의 몸이에요. 몸만 있고 머리가 없어서 원하지 않고, 보지 않고, 집착하지 않아요. 이 이미지가 곧 작동 원리예요. 케투는 해탈, 직관, 전생에서 가져온 숙련, 은둔, 영적 수행, 그리고 물질에서 멀어짐을 맡아요.
라후는 앞으로 먹어 나가고, 케투는 뒤로 내려놓아요. 케투가 있는 자리에서 당신은 묘한 숙련과 묘한 무감각을 느껴요. 원래부터 할 줄 알았던 것 같지만, 별로 신경 쓰이지도 않아요. 전통은 케투가 “화성 같다”고 말해요. 빠르고 매섭게 잘라요. 다만 자르는 건 당신과 무언가 사이의 집착이에요. 가장 영적인 점이면서, 사람을 “다 의미 없다”고 느끼게 하기도 가장 쉬운 점이에요.
어디서 알아볼 수 있을까요. 어떤 일은 타고나서 할 줄 알지만 하고 싶지 않고, 물질에 그다지 매이지 않고, 직관이 정확한데 이유는 설명하지 못하고, 가끔 갑자기 모든 것에서 물러나고 싶어져요. 잘 풀릴 때 케투는 가장 자유로운 부분이에요. 붙잡히지 않고, 꿰뚫어 보고, 놓을 수 있고, 정신적으로 깊이가 있어요. 막힐 때는 거리감이나 허무예요. 아무것도 원하지 않다 보니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도피를 초탈이라고 불러요. 케투의 숙제는 내려놓은 뒤에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에요. 해탈은 세상을 떠나는 게 아니라, 세상 속에서 붙잡히지 않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