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자리는 황도의 마지막 별자리로, 늦겨울, 모든 것이 녹아 돌아가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하는 구간이에요. 이 자리가 물고기자리의 핵심을 정해요. 경계가 없어요. 경계를 녹이는 게 그 일이니까요. 단점이라고 불리는 것까지 포함해, 거의 모든 특징이 여기서 설명돼요.
이런 데서 알아볼 수 있어요. 남의 감정이 당신 몸 안으로 곧장 들어와서, 어느 게 당신 것인지 잘 구분되지 않아요. 아무도 없는 시간이 있어야 자신에게 돌아오는데, 그건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에요. “불가능”에 대한 허용치가 높아요. 당신 느낌 속에서는 원래 일이 그렇게 뚜렷하게 나뉘지 않으니까요.
잘 풀릴 때 물고기자리는 모든 사람을 받아 줄 수 있는 자리예요. 판단하지 않고, 서둘러 해결하려 하지 않고, 그저 곁에 있어요. 이것의 가치는 남이 가장 나쁠 때 드러나고, 그때는 어떤 조언보다 중요해요. 막힐 때는 경계 없음이 자기 없음이 돼요. 남의 필요를 자기 방향으로 삼거나,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을 도피로 처리해요(잠, 공상, 온갖 형태의 오프라인). 전통은 물고기자리를 바다와 녹아듦에 이었는데, 핵심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근원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나오는 것이에요. 그래서 물고기자리에게 필요한 건 더 강해지는 게 아니라, 몇 개의 인공적인 경계예요.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 정해진 사람. 기슭이 있어야 바다가 그저 잠기게만 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