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자리의 시작점은 동지, 한 해 중 가장 어두운 날이에요. 이 자리는 제대로 이야기되는 일이 드물어요. 염소자리는 순탄한 환경에서 자란 게 아니라, 가진 게 가장 적을 때 살아가는 법을 배웠어요. 그래서 그 핵심은 야심이 아니라 조건이 모자란 상황에서도 나아가는 능력이고, 그런 능력은 조건이 모자랄 때만 자라요.
이런 데서 알아볼 수 있어요.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는다는 걸 일찍 알았는데, 그 인식은 비관이 아니라 스스로 계획하기 시작하게 한 계기예요. 시간 감각이 남과 달라서, 이번 달이 아니라 십 년을 셈해요. 쉬면 죄책감이 들고, 그 죄책감에는 뚜렷한 출처가 없어요.
잘 풀릴 때 염소자리는 정말로 도착하는 사람이에요. 산이 얼마나 높은지 처음부터 알았는데도, 한 걸음씩 올라갔어요. 이런 사람은 많지 않아요. 대부분은 높이를 제대로 보기도 전에 출발했다가, 중간에 알아차리고 포기해요. 막힐 때 염소자리는 가치감을 성취에 묶어요. 그러면 멈추는 게 자신을 잃는 것과 같아져서, 도착하자마자 다음 목표를 세우고, 결국 한 번도 도착한 적이 없게 돼요. 전통은 염소자리를 토성과 시간에 이었는데, 핵심은 계절이에요. 겨울 다음엔 봄이 오고, 그건 애쓰지 않아도 일어나요. 염소자리가 가장 배우기 어려운 건, 어떤 것들은 버텨서 얻는 게 아니라는 걸 허락하는 거예요.